제목

[2011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4) 자본시장법

 

양호승 변호사(법무법인(유) 화우, 한국증권법학회 감사)

Ⅰ. 민사판결

1. 합병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 (대법원 2011. 10. 13. 자 2008마264 결정)

가. 사안개요

주권상장법인인 두산산업개발(주)의 주식 433만주를 소유한 주주들이 2004년 위 회사와 두산건설(주)의 합병에 반대하여 위 회사를 상대로 주식매수청구를 하고 매수가격에 대한 협의를 하였는데, 그 중 49만주를 소유한 주주들이 회사가 제시한 가격에 반대하여 법원에 매수가격결정신청을 하였다. 위 회사는, 구 증권거래법 제191조 제3항이 매수가격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산정된 시장가격에 의하고, 당해 법인이나 매수를 청구한 주식수의 100분의 30 이상이 그 매수가격에 반대하는 경우에는 금감위가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법원에 매수가격결정을 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신청이 부적법하다고 주장하였는데, 원심은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한편 원심은 위 회사가 그 직전까지 회사정리절차 중에 있어서 주식의 시장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시장가치와 순자산가치를 산술평균한 금액을 매수가격으로 결정하였다.

나. 법원에 제기한 매수가격결정신청의 적부

(1) 판결요지

구 증권거래법 제191조 제3항은 금감위가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금감위의 조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나아가 위 조항이 명시적으로 법원에 의한 매수가격 결정을 배제하고 있지 아니함에도 법원에 의한 매수가격 결정을 부인하는 것은 합병에 반대한 주주의 매수가격 산정에 관한 재판청구권을 근거 없이 침해하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주식의 다과에 관계없이 법원에 매수가격 결정신청을 할 수 있는 비상장법인의 주주들과의 형평에 비추어 보더라도 매수청구를 한 주식 수가 100분의 30에 미달하는 소수주주들에게도 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에 따른 매수가격 결정이 보장되어야 하므로, 구 증권거래법에서 정한 매수가격에 반대하는 주주는 금감위의 조정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법원에 직접 매수가격 결정을 신청할 수 있다.

(2) 해설

2001. 7. 24. 개정된 상법 제530조, 제374조의2 제4항은 매수가격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 법원에 매수가격의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구 증권거래법 제191조 제3항은 그러한 내용을 두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에 매수가격결정을 신청할 수 있는지가 해석상 문제된 것인데, 원심과 대법원은 긍정설을 취한 것이다. 자본시장법 제165조의5 제3항은 금감위의 조정 규정을 삭제하고 법원에 매수가격의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였으므로 현행법 아래에서는 이와 같은 해석상 논란은 입법적으로 해결되었다.

다. 매수가격의 결정기준

(1) 판결요지

일반적으로 주권상장법인의 시장주가는 유가증권시장에 참여한 다수의 투자자가 법령에 근거하여 공시되는 당해 기업의 자산내용, 재무상황, 수익력, 장래의 사업전망 등 당해 법인에 관한 정보에 기초하여 내린 투자판단에 의하여 당해 기업의 객관적 가치가 반영되어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고,주권상장법인의 주주는 통상 시장주가를 전제로 투자행동을 취한다는 점에서 시장주가를 기준으로 매수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당해 주주의 합리적 기대에 합치하는 것이므로, 법원은 원칙적으로 시장주가를 참조하여 매수가격을 산정하여야 한다. 단순히 시장주가가 순자산가치나 수익가치에 기초하여 산정된 가격과 다소 차이가 난다는 사정만으로 위 시장주가가 주권상장법인의 객관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원심 파기).

(2) 해설

위와 같은 판단은 그 시장가치는 회사정리절차에 들어간 기업의 재무상황과 회생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반영된 정상적인 주가반응이라고 할 것이므로 객관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가격형성이 왜곡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데에 근거를 두고 있다. 판지에 찬동하며, 이는 현행 자본시장법의 해석론으로서도 유효하다.

2. 단기매매차익반환에서 매매의 기준시점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다84420 판결)

가. 사안개요

원고회사(코스닥상장법인)의 대표이사인 피고는 2007. 1. 9. 및 2007. 1. 24. 원고 발행 주식을 매수하고 2007. 1. 24. 소외회사와 사이에 그 주식을 양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각서를 체결하였으며 2007. 8. 14. 소외회사와 주식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주식매도일이 2007. 1. 24.임을 전제로 피고가 주식을 매수한 후 6월 이내에 매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단기매매차익 반환을 구하였고 피고는 주식매도일이 2007. 8. 14.이라고 다투었다. 원심은, 피고와 소외회사는 위 합의각서를 체결하면서 약 6개월간의 매매계약 체결기간을 두어, 피고로서는 당시 자본금 3억 원에 불과한 소외 회사가 원고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인으로서는 따로 실사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의 경영진으로 들어가 6개월간 실사를 하면서 주식 등을 매수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사실, 피고는 소외회사 측이 원고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이후에도 피고의 사임시 또는 적어도 소외 회사의 대금 완납시까지 원고의 이사회에 참석하는 등 원고의 의사결정에 참여한 사실 등을 근거로 원고 발행 주식 매도는 2007. 8. 14.에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대상판결은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다.

나. 판결요지

내부정보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단기매매를 6월이라는 기간요건하에 간접적으로 규제하고자 하는 단기매매차익 반환제도의 취지와 더불어 민법상 매매는 당사자 일방이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563조)는 점을 고려하면, 6월 이내의 단기매매인지 여부는 계약체결일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 해설

구 증권거래법상 단기매매차익반환에서 매매의 기준시점에 관하여 명시적 규정이 없으므로(이는 자본시장법도 마찬가지다), 계약체결일이라는 견해와 결제일이라는 견해가 대립된다. 대상판결은 전설을 채택한 것이다. 미국에서도 취득, 처분의 개념을 ‘취득, 처분의 계약(contract to acquire or dispose of)’으로 하고 있어 계약체결시점으로 하고 있다. 또 대상사안과는 관련이 없지만 계약체결일과 결제일 사이에 계약의 내용이 변경된 경우 최초 체결일로 볼 것인지, 변경일로 볼 것인지의 문제가 발생한다.

3. 투자신탁에서의 투자자보호의무위반과 손해배상책임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다76368 판결)

가. 사안개요

이 사건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되었던 우리파워인컴펀드 사건 중의 하나이다. 위 펀드는 위험성이 상당히 높은 장외파생상품에 신탁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펀드로서 가입자들은 매분기마다 확정수익금을 받고 만기에 투자원금의 0%와 100% 사이에서 결정되는 상환금을 받게 되는데(따라서 원본손실가능성이 큼), 투자설명서에는 문제될 만한 별다른 내용이 없었으나, 운용회사인 우리자산운용(주)는 판매보조자료에 원금손실가능성이 상대적으로 강조되지 않고 대한민국 국채만큼 안전하며 여유자금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는 내용의 균형성을 상실한 정보를 판매회사에게 제공하고, 판매회사인 (주)경남은행은 우리자산운용이 제공한 정보에 의존하여 투자자들에게 펀드 가입을 적극 권유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위험성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채 펀드에 가입하였다. 원고들은 우리자산운용과 경남은행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예비적 청구로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다(주위적 청구로서는 착오로 인한 계약해제를 근거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였으나 1,2심에서 기각되고 상고이유를 주장하지 아니함). 대상판결은 피고들의 투자자보호의무위반을 인정한 원심판단은 지지하였으나 손익상계, 과실비율, 지연손해금 기산일 등과 관련하여 원심을 파기하였다.

나. 투자자보호의무

(1) 판결요지

(가) 구 간투법상 판매회사는 자산운용회사가 제공한 투자설명서의 내용을 숙지하고,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은 자산운용회사에게서 정확한 설명을 들어 내용을 스스로 명확하게 이해한 다음, 투자자에게 투자신탁의 운용방법이나 투자계획 및 그로 인한 수익과 위험을 투자자가 정확하고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하고, 단지 자산운용회사한테서 제공받은 판매보조자료의 내용이 정확하고 충분하다고 믿고 그것에 의존하여 투자신탁에 관하여 설명하였다는 점만으로는 투자자보호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자산운용회사가 수익증권의 판매과정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기본적으로 투자설명서의 내용일 것이나, 자산운용회사가 투자설명서 이외에 투자설명서의 내용을 숙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판매보조자료나 투자신탁의 특성을 알리는 광고 내용을 직접 작성하여 판매회사와 투자자에게 제공·전달하는 경우에 판매보조자료나 광고가 투자자에게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표시나 투자신탁의 수익과 위험에 관하여 균형성을 상실한 정보를 담고 있었고, 그것이 판매회사의 수익증권 판매과정에서 결과적으로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주었다면, 단지 자산운용회사가 판매회사에 제공한 투자설명서에 충실한 정보를 담고 있었다는 점만으로 자산운용회사가 투자자보호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2) 해설

구 간투법 제19조, 제56조, 제57조, 제61조에 부합하는 해석으로서 판지에 찬동한다.

다. 손해발생시기

(1) 판결요지

자산운용회사와 판매회사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으로 투자자들이 입은 손해는 펀드에 가입함으로써 회수하지 못하게 되는 투자금액과 장차 얻을 수 있을 이익을 얻지 못한 일실수익의 합계인데,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투자결정은 원칙적으로 수익증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졌고, 다만 투자자들에게 만기 이전에 수익증권을 환매할 수 있는 선택권이 부여되어 있을 뿐이며, 위 펀드는 만기까지 분기별 확정수익금이 지급되고 기준가격이 변동하는 구조로서 만기시점까지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미리 예측하기도 어려우므로, 자산운용회사와 판매회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투자자들의 손해는 만기 시점이나 투자자들이 실제 환매한 시점에서야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하고, 그 시점을 기준으로 그 때까지 발생한 투자자들의 손해는 자산운용회사 및 판매회사의 가해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다.

(2) 해설

위 펀드는 원심 변론종결 당시 만기가 도래하지 않았는데, 원심은 당시까지 중도환매한 원고에 대하여는 환매한 시점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하고, 중도환매하지 않은 원고에 대하여는 현실적 손해발생을 부인하였다(따라서 아래 라항 이하는 중도환매하지 않은 원고에 대하여는 해당 없음).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판결요지를 전제로 원심을 지지하였다.

라. 확정수익금의 손익상계 대상 여부

(1) 판결요지

투자자들이 수령한 확정수익금은 과실상계 전에 투자자들의 손해액을 산정하는 요소에 해당하는 것이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산정된 손해액에 과실상계 또는 책임제한을 한 금액을 기준으로 다시 공제되어야 할 이득이라고 볼 수 없다.

(2) 해설

원심은 분기별 확정수익 수령금을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보아 손해액에서 과실상계를 한 다음 이를 손익공제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에 따르면 확정수익 수령금은 과실상계 이전에 손해액을 산정하는데 공제 요소가 된다.

마. 공동불법행위책임에서의 과실상계

(1) 판결요지

법원이 피해자의 과실을 들어 과실상계를 하는 경우에는 피해자의 공동불법행위자 각인에 대한 과실비율이 서로 다르더라도 피해자의 과실을 공동불법행위자 각인에 대한 과실로 개별적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고 그들 전원에 대한 과실로서 전체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2) 해설

원심은 경남은행의 책임을 40%, 우리자산운용의 책임을 25%로 제한하였는데 대상판결은 이를 위법하다고 한 것이다. 이는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다만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7다16007 판결은 주식공모회사와 주식평가법인의 책임제한비율을 별개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바 있는데, 위 판결에 대하여는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과 배치된다는 견해와 신의칙상 책임제한은 순수한 과실상계와는 다른 면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바.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 기산일

(1) 판결요지

불법행위에서 위법행위 시점과 손해발생 시점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은 손해발생 시점을 기산일로 하여 발생한다.

(2) 해설

원심은 지연손해금이 펀드가입일부터 발생한다고 판단하였으나 대상판결은 환매대금을 수령한 시점이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된다고 한 것이다.

Ⅱ. 형사판결

1. 사기적 부정거래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8도6335 판결) ― 외환카드 감자발표 사건

가. 사안개요

론스타 자회사의 대표이사이며 론스타가 인수한 (주)외환은행의 이사인 피고인은 외환은행이 그 자회사로서 유동성위기에 빠진 외환카드(주)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장직무대행에 의한 보도자료 배포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외환카드의 감자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외환카드 주가는 합병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폭락하였는데, 실제로는 감자 없는 합병이 이루어졌다. 제1심은 위와 같은 감자가능성 발표는 합병에 반대하는 외환카드 주주들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낮추고 합병신주의 발행으로 인한 론스타의 외환은행에 대한 지분의 감소를 방지하는 등 부당한 이득을 얻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의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는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하였으나, 원심은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였는지 여부는 공시내용 자체가 허위인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도686 판결 인용), 위 발표는 실제로 감자를 검토한 외환은행 이사회 결의 내용을 공시한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대상판결은 원심을 파기하였다.

나. 판결요지

상장법인 등이 재무구조에 변경을 초래하는 감자 또는 증자(이하 ‘감자 등’이라고 한다)에 관한 정보를 스스로 공표하는 경우, 그러한 정보는 주주의 지위 및 증권시장의 주가 변동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은 언론이나 투자분석가들이 예측 또는 전망을 한 경우와는 달리 정확성과 신뢰성이 훨씬 높다고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상장법인 등의 임직원으로서는 그러한 정보의 공표로 인하여 투자자들의 오인·착각을 유발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정보를 공표하여야 한다. 만일 이와 달리 상장법인 등이 객관적으로 보아 감자 등을 할 법적 또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아니하거나 또는 임직원이 감자 등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검토·추진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지 않은데도, 감자 등의 검토계획을 공표하면 투자자들이 그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여 주식거래에 나설 것이고 이로 인하여 주가의 변동이 초래될 것이라고 인식하면서도 그에 따른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검토계획의 공표에 나아간 경우에는, 이러한 행위는 투자자들의 오인·착각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기망적인 수단, 계획 내지 기교로서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에서 정한 ‘위계를 쓰는 행위’에 해당한다.

다. 해설

대상판결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외환카드에 대한 합병 전 감자를 추진할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감자를 성실하게 검토·추진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외환은행의 이사회에서 외환카드의 주가하락이 초래될 것임을 인식하면서 론스타 측과 외환은행에 이득을 취하게 할 목적으로 이 사건 발표의 감행을 공모한 것이므로 유가증권의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하여 고의로 위계를 쓰는 행위라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대상판결은 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2003도686 판결은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는데, 위 판결의 사안은 (주)화승강업이 사업목적에 정보통신관련 사업을 추가하는 주주총회결의가 있었다고 공시한 사안으로서 사업목적변경 결의가 있는 때에는 구 증권거래법 제186조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공시의무가 있다는 점이 고려되었으나 대상판결 사안에서의 발표내용은 아무런 공시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 사기적 부정거래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도3180 판결)

가. 사안개요

코스닥상장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회사의 주가를 상승시키고자 공소외인과 사이에 공소외인이 해외법인 명의 계좌를 이용하여 장내에서 회사의 주식을 거래하여 그 거래로 인한 순수입이 약정원리금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그 차액을 지급하여 주고 약정원리금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초과 부분을 반환받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따라 공소외인은 주식 거래를 하여 외국인자금이 정상적으로 유입된 것처럼 가장하여 주가상승을 유도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주식거래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이나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 및 ‘위계의 사용’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은 상고이유에서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도6411 판결을 인용하면서 무죄라고 주장하였다.

나. 판결요지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등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같은 법 제178조 제2항은 매매 등 거래를 할 목적이나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위계’라 함은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를 기망하여 일정한 행위를 유인할 목적의 수단, 계획, 기교 등을 말한다. 원심의 위와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자본시장법위반죄 부분 상고이유 배척).

다. 해설

대상판결의 사안이 피고인이 상고이유에서 인용한 2009도6411 판결의 사안과 다른 점은 후자는 외국인이 자신의 자금을 가지고 그의 계산 하에 실재하는 외국법인 명의 혹은 계좌를 이용하여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한 사안으로서 그 행위는 객관적 측면에서 모두 사실에 부합하는 것이므로 아무런 허위 내용이 없어 기망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된 것이고 전자는 거래의 실질은 내국인이 하는 것임에도 외국인자금이 유입된 것과 같은 외관을 형성하였다는 점이다.

3.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의 죄수,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가.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178조 위반죄의 죄수

(1) 판결요지

주식시세조종 등의 목적으로 자본시장법 제176조와 제178조에 해당하는 수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하여 반복한 경우, 자본시장법 제176조와 제178조에서 정한 시세조종행위 및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의 포괄일죄가 성립한다.

(2) 해설

자본시장법 제176조와 제178조의 보호법익은 주식 등 거래의 공정성 및 유통의 원활성 확보라는 사회적 법익이고 주식 소유자 등 개개인의 재산적 법익은 직접적인 보호법익이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는데, 판지에 찬동한다.

나.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1) 판결요지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단서 및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란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이익을 말하는 것으로서 위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위험과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인 경우에는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총수입에서 거래를 위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을 산정하는 방법으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출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사안에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기적 부정거래행위를 근절하려는 자본시장법 제443조의 입법 취지와 형사법의 대원칙인 책임주의를 염두에 두고 위반행위의 동기, 경위, 태양, 기간, 제3자 개입 여부, 증권시장 상황 및 그 밖에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요소들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정해야 하며, 그에 관한 증명책임은 검사가 부담한다. 나아가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단서 및 제2항은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을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삼아 그 가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을 가중하고 있으므로, 이를 적용할 때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2) 해설

원심은, ① 피고인의 위반행위 및 이와 별개의 원인(대통령이 한-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기술에 대하여 “This is our dream”이라고 설명한 사실)으로 인한 주가 상승분을 구분할 수 없는 경우, ② 이익액을 산정하기 위하여 공제할 주식가치를 산정할 수 없는 경우, ③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규모를 감소시킨 위반행위에 있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규모가 확정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 위반행위로 인한 이익을 산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데, 대상판결은 위 판결요지의 법리를 전제로 원심을 지지하였다. 판지에 찬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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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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