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모르는 사람은 당하는 외제차 보험사기의 세계
10년간 BMW로 60여 차례 사고 내
⊙ 차량수리 추정가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미수선 수리비’ 악용 ⊙ 수퍼카 1일 렌트비는 300만원, 최대 9000만원까지 가능 ⊙ 비오는 날 도랑에 일부러 박고, ‘카멜레온 도색’ 차량 긁고 |
월간 조선 2015년 5월호 발췌
“보험금을 타내려고 상대편과 짜고 고의로 사고를 냈다면, 람보(람보르기니의 준말) 운전자가 바보예요. 람보로 보험금 타는 방법이 얼마나 많은데 그렇게 티나게 하나요.”
외제차 중고 매매업자인 A씨는 이렇게 말했다. 두 명이 짜고서 뒤차로 앞차를 들이받아 보험금을 타는 것은 하수(下手)들의 수법이라는 뉘앙스다.
속칭 ‘람보르기니 추돌 사고’로 외제차를 이용한 보험사기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14일, 경남 거제시의 한 도로에서 SM7 자동차가 람보르기니 차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는 목격자들이 현장을 찍어 인터넷에 유포하면서 이슈가 됐다. 람보르기니 수리비만 1억4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자 누리꾼들은 거액의 수리비를 물어야 하는 SM7 차주를 안타깝게 바라봤다. SM7 차주가 가입한 보험사가 자체 조사를 시작했고, 여러 정황상의 증거를 들어 람보르기니와 SM7 차주가 보험금을 노리고 허위 사고를 냈다고 의심하게 됐다. 보험사와 차주 간의 ‘사기냐 아니냐’는 공방이 벌어졌고, 거제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다. 거제경찰서 지능범죄팀 관계자는 지난 4월 6일, “주변 조사를 마쳤고 조만간 양 운전자를 소환해 사기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람보르기니 추돌 사고의 진실 여부는 곧 밝혀질 것이다.
“보험금 3~4억원 타 내”
B씨는 지난 3월 중순, 서울의 모 경찰서로부터 “뺑소니로 신고됐으니 출두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B씨는 10여 분 전쯤 BMW 차량과 살짝 스쳤고,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기 위해 차를 150여m 이동시킨 상태였다. 그의 얘기다.
“××동2가 사거리 도로가 좀 애매합니다. 왼쪽 차선, 직진 겸 왼쪽 차선, 오른쪽 차선이 있는데 동시신호가 아닙니다. 이 도로에 들어설 때 직진을 하려는 차는 오른쪽으로 붙여서 운전을 해야 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차선 위반인데 거기서는 전부 그렇게 합니다.